"마약 팔아 왔다"… 한국 연예계 '발칵'
'마약 리스트' 파문… 영화감독·방송PD 등 연계 '일파만파'
마약상 K씨 조사과정서 검찰, 명단 확보해 수사중
검찰이 전문 마약상으로부터 마약을 구입,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연예계 관계자 리스트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연예계와 방송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회종)는 최근 마약상 K(38)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영화감독과 방송계 PD 등에게 마약을 팔아 왔다"는 진술과 더불어 마약을 구입한 이들의 명단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검찰이 조만간 마약 구입 용의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수사를 벌일 방침이어서 연예계는 70~80년대 '대마초 파동'에 버금가는 '마약 파동'이 생기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대상에 오른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체모조사서 양성반응

방송가 소식통들은 K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일찌감치 연예계 인사들로 불똥이 튈 것으로 내다봤다. 연예계에는 이미 연예계 관계자들과 가까운 K씨가 마약상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K씨가 검찰 조사를 받자 그와 가까운 것으로 지목되는 인사들이 자연스럽게 오르내렸고, 실제로 검찰에 불려가기도 했다. 입담에 오르내린 인사들 중 한명이 바로 영화감독 A씨였다.

지난해 말 K씨와 함께 검찰에 기소된 A씨는 평소 마약을 하는 것을 의심됐을 뿐 아니라 K씨와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위험 인물'로 꼽혀온 인사다.

검찰은 K씨로부터 "A감독에게 마약을 팔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A씨의 체모를 조사한 결과 양성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K씨는 지난해 9월~ 1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역 부근에서 A 감독에게 다량의 메스암페타민(히로뽕)을 2,000만원을 받고 판매했다.

검찰은 A씨가 마약을 팔았다고 진술한 다른 연예계 인사들도 마약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가능한 빨리 조사할 계획이다.

A씨 외에 K씨가 언급한 인물은 모 방송국의 B씨, 연예인 L씨,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 P씨 등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사건의 파장을 고려해 K씨의 진술 내용을 충분히 확인 후 알리바이와 정황 증거 등이 뚜렷한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연예계 "왜 하필 지금"

일부에서는 검찰의 K씨에 대한 조사가 연예가에 도미노 현상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조사중인 서부지검은 K씨를 통해 다른 마약상들의 소재도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을 통해 추가 투약자나 구매자 명단을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검찰 수사가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사건의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 검찰 관계자는 "K씨가 밝힌 이들 중 연예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A씨를 제외한 나머지는 K씨의 진술 내용이 사실과 조금 떨어진다는 게 우리(검찰)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예계 마약 사범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시기적으로 공교롭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선이 목적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여권이나 검찰이 '정국 돌파용 연예인 털기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사건은 작년부터 수사해 왔다.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의도가 포함된 수사라고 말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항변했다.

검찰이 K씨의 입을 통해 투약자 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제계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 홍보및 광고 모델급 연예인이 연루될 경우, 또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가 진행되고 있을 경우, 새해 벽두부터 회사 이미지나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CF기업 이미지 손상

인기 드라마 여러 편 제작하고 영화 뮤지컬 음반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로 연예인이나 방송국 PD등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관련 드라마나 영화 등 기업 투자가 진행된 사업에 지장이 생긴다"며 "병역비리나 마약사건 등으로 연예인들이 줄줄 구속될 경우 해당 연예인을 CF모델로 삼은 기업은 이미지 훼손 뿐 아니라 막대한 마케팅 손실을 입게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