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의 공습
불매운동 확산 속 가격할인·덤 마케팅으로 SSM·편의점 매출 2배 늘려
600만 자영업자들이 오는 3월부터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일본 맥주는 엔저 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 골목상권을 장악해가고 있다.

그러나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 일본 맥주의 상승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맥주시장 비수기인 지난달 일본 맥주 업체들은 가격 할인과 덤 마케팅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기업형슈퍼마켓(SSM)과 편의점 시장에서 매출을 2배가량 늘렸다.

롯데슈퍼는 아사히·삿포로·산토리·기린 등 일본 맥주 매출 비중이 지난해 1월 3.3%에서 올 1월에는 8.4%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써 수입맥주 비중도 17.5%로 역대 처음으로 15%대를 넘어섰다. 반면 국산 맥주는 매출 비중이 지난해 1월 91.3%에서 올 1월 82.5%로 내려앉았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일본 맥주 매출이 38.6%나 증가했다.

편의점 시장에서도 일본 맥주 바람이 거셌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월 일본 맥주는 전년 대비 40.4% 매출이 늘었다. 다른 수입맥주 증가율(18.1%)을 크게 웃돈 수치다. 수입맥주 내에서 일본 맥주 매출 구성비도 2012년 1월 35.4%에서 지난달에는 41.0%로 5.6%포인트 상승했다. GS25는 1월 전년 같은 달보다 일본 맥주 캔 매출이 37.7% 증가했다.

이처럼 일본 맥주가 동네시장까지 점령한 것은 국내와 유럽 맥주 업체들이 비수기인 1월에 '마케팅 동침'에 들어간 사이 엔저 현상으로 자금여력이 생긴 일본 업체들이 가격 할인 등 영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결과로 풀이된다.

엔화가 최근 석 달 동안 20%나 급락해 일본 맥주를 수입ㆍ유통하는 비용 부담이 줄어든 만큼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쳤다는 것이다. 맥주시장의 비수기인 1월에 맥주 업체가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실제 롯데아사히 등 일본 맥주업체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할인행사를 펼쳐 가격 저항력을 낮췄다. 예컨대 롯데슈퍼는 지난달 아사히와 삿포로(350㎖)를 각 5개들이 한 상자를 정상가보다 4,500원 낮춘 1만원에 팔았다.

롯데슈퍼의 한 관계자는 "평상시 일본 맥주와 국내 맥주의 가격이 2배 차이가 나는데 일본 맥주가 행사를 하면 국산 맥주 가격과 별 차이가 나지 않아 20대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맥주의 이 같은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독도 침탈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600만 자영업자들이 3월1일부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펼치기로 해 일본 맥주의 판매가 저조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실제로 불매운동에 얼마나 동참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시장에서 일본 맥주 판매 자체를 하지 않는다면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맥주가 불매운동으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 맥주 애호가들이 많아 단순히 반일 감정 때문에 맥주를 안 먹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자영업자들이 실제로 불매운동을 할지도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