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어지럼증 자주 생기면 정확한 원인 파악부터
귓속 작은돌이 세반고리관서 유발… 혈액장애·종양도 원인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어지럼증이 오면 사람들은 대개 빈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귀에 있는 작은 돌(이석)들이 머리회전을 감지하는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 즉 이석증이다. 이밖에 뇌에 종양이 있거나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때도 발생한다.

어지럼증은 골다공증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지수 교수팀이 2006~2007년 어지럼증의 주 원인인 이석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209명과 정상인 202명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이석증 환자군의 골다공증 비율이 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어지럼증은 원인도 다양하고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있을 때는 지체 없이 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대개 귀속 평형신경 이상 때 발생=우선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어떤 분야의 의사를 찾아가야할 지 헷갈릴 때가 있다. 어지럼증의 많은 원인이 귀의 이상으로 올 수 있는 만큼 이비인후과를 우선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지럼증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어질병클리닉을 별도로 운영하는 대형병원도 점차 늘고 있다.

의사를 찾아갔다면 자신의 어지럼증 증상 느낌을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원인이 귀에 있는지 아니면 뇌, 시각, 또는 온몸의 감각신경 이상으로 오는지를 의사가 판단할 수 있다.

이정구 단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어지럼증은 무엇보다 환자의 증세를 자세히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80% 이상은 환자와의 병력상담으로 진단을 내리고 평형기관과 청각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최종 확정한다”고 말했다.

가령 빙빙 도는 증세가 급작스럽게 시작되고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상태에서 어지럼증이 발생해 1일 이상 지속되거나 청각 감소, 이명(귀울림), 귀 막힌 느낌 같은 증상이 있다면 귀 속의 평형신경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전정신경염으로 볼 수 있다.

또 누워서 머리를 옆으로 돌리거나 눕거나 일어날 때 30초 이내로 빙빙 도는 어지러움이 반복해 발생한다면 귀속 세반고리관내에 석회가루가 떠다니는 ‘양성돌발성체위변환성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높다. 귀속에 있는 액체인 림프액의 압력이 증가해 발생하는 ‘메니에르병’의 경우 청력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

◇혈액순환장애, 정신적 요인도 유발 가능=뇌에 종양이 생겼거나,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겼을 때 또는 머리에 부상을 당한 후유증 등으로 오는 어지럼증을 중추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귀의 이상으로 생기는 말초성 어지럼증과 다른 점은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아니라 붕붕 떠다니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쓰러질 것 같거나 시야가 컴컴해지는 등의 애매한 느낌을 호소하거나 두통이 동반될 때는 중추성 어지럼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신경과나 이비인후과에서 각종 검사를 받아봤지만 원인을 찾지 못할 경우 ‘심인성 어지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마음에서 비롯된 ‘정신과적 어지러움’인 것이다.

이경규 단국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심인성 어지럼증은 건강염려증이 심한 사람이나 강박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나 과도한 사회적 불안을 일으킬만한 사건을 경험할 때, 또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길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약물 및 재활치료 받아야=어지럼증을 진단하는 방법에는 회전의자에 앉아 환자를 돌려보는 ‘회전검사법’과 안구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전기안진검사’, 흔들리는 상황을 일부러 연출해 환자의 반응을 살펴보는 ‘동적체평형검사’ 등이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이 의심되면 자기공명영상촬영(MRI)나 뇌혈관 촬영을 하기도 한다.

보통 약물치료를 실시하며 필요에 따라 평형기관을 훈련시키는 재활운동을 시행한다. 오심, 구토증상이 동반될 때는 자율신경억제제를 투여하며 심인성 어지럼증 환자의 경우 정신과 치료와 함께 항불안제나 항우울제 등을 투여하기도 한다.

임기정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어지럼증이 있으면 흔히 빈혈이라는 생각에 우선 철분제를 구입해 먹게 되지만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은 전체의 10% 정도”라며 “노인들의 경우 전정신경안정을 위해 항히스타민제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을 줄여줄 수 있으나 완치약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또 “어지럼증 관리를 위해서는 약물에 의존하기보다는 가족들의 관심으로 심리적 안정을 주고 적절한 재활운동을 통해 위치감각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 (도움말=중앙대병원 어지럼증클리닉 문석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