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충격 휩싸인 시골마을
시골마을이 통째로 경매에… 기막힌 사연 뭐길래
동해중공업, 남해 조선특구 개발 기대에
공장 지으려 고성 용정 일대 매입했지만
불황 길어지자 회사 파산… 결국 매물로
경남 고성군의 한 마을이 통째로 경매 매물로 나왔다. 경기침체로 토지나 주택 외에 공장이나 생산기계 등 다양한 경매 물건이 등장하고 있지만 마을 전체가 경매에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사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 따르면 경남 고성군 동해면 용정리 일대의 마을 부지 전체가 경매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용정리 7만835㎡ 부지에 논밭ㆍ임야 등 총 76건의 매물이 나왔다. 면적이 33㎡에 불과한 잡종지부터 1만3,297㎡에 달하는 임야까지 종류가 다양하며 76건의 감정평가액을 모두 합친 금액은 약 60억원에 이른다. 입찰일은 오는 7일이다.

조용한 시골 마을이 통째로 경매에 나오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까닭은 심각한 불황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산업 때문이었다.

당초 고성군 일대는 남해의 조선산업 중심지가 되겠다는 고성군의 계획으로 지역 특수가 예상되던 곳이었다. 고성군 3개지구(내산, 장좌, 양촌·용정지구) 265만1,711㎡ 부지가 지난 2007년 조선산업특구로 지정되면서 삼호조선해양, 삼강앰엔티, 혁신기업(현 고성조선) 등이 총 6,048억원의 사업비를 들고 뛰어들었다. 이때 강선 건조업체인 동해중공업이 개발호재를 기대하며 용정리 마을을 매입했다.

하지만 양촌ㆍ용정지구의 사업자 지정을 받았던 삼호조선해양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난에 빠진 후 회생에 실패하면서 개발은 잠정 중단됐다. 동해중공업 역시 조선업 불황이 길어지면서 공장조차 지어보지 못한 채 파산, 사들였던 마을이 경매로 나오게 된 것이다.

고성군청의 한 관계자는 "조선업이 전체적으로 어렵다 보니 대형 조선업체 몇 군데 말고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동해중공업뿐만이 아니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감정가 30억원 이상의 공장경매 물건 수는 1,203건으로 2001년 조사가 된 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경매에 부쳐지는 조선업계 대형 공장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경남 통영시의 5개 조선업체 중 21세기조선ㆍ삼호조선이 지난해 경영난으로 부도가 났다. 두 업체의 폐업으로 직장을 잃은 근로자만도 3,000명이 넘는다. 서남권의 최대 산업단지인 대불산업단지에 위치한 조선업체들도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경매전문가들은 이렇게 문을 닫는 조선업체가 늘어나면서 관련 경매물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남해안조선벨트의 중소 조선사들의 경영악화 및 파산이 계속되면서 올해도 경매 물건으로 나오는 관련 공장이나 부지 등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