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존치정비구역 찬바람
서울시 건축허가제한 해제땐 사실상 재개발 어려워
전농·흑석·대방동 일대 거래 끊기고 집값 하락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존치정비1구역은 본래 장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지역이다.

존치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실제 개발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녹지공간을 배후에 두고 있고 ▦초고가빌라 '마크힐스'와 같은 고급 주택지가 인접한데다 ▦상대적으로 지분값도 저렴해 향후 잠재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시가 이 지역에대한 건축허가제한 해제를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건축허가제한이 풀리면 사실상 재개발이 어려워진다.

흑석동 B공인 관계자는 "지분 60㎡ 내외 다세대주택의 3.3㎡당 지분값이 1,500만~1,600만원선이어서 전ㆍ월세를 받으며 땅값이 오르기를 기다리겠다는 투자자가 많았던 곳"이라며 "그러나 시가 건축제한을 풀고 '휴먼타운'으로 개발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처로 주목 받아온 서울 뉴타운 존치구역 일대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서울시가 주민 의견을 수렴해 존치구역의 건축허가 제한을 풀겠다고 밝히면서 이들 지역의 개발가능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존치구역은 전체 뉴타운 면적의 33%인 8.1㎢에 달한다. 일단 건축허가제한이 풀리면 다세대ㆍ다가구 주택 신축이 가능해지고 기존주택 보수도 쉬워져 재개발 요건 중 하나인 노후도가 낮아지게 된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건축허가제한 해제를 추진하고 있는 ▦동대문구 전농동 647일대 ▦동작구 흑석동 186-19 일대 ▦동작구 노량진2동 84 일대 ▦동작구 대방동 11 일대에서는 이미 집값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량진동 S공인 관계자는 "건축허가제한 해제가 추진되는 지역은 기존에도 개발이 어렵다고 본 곳"이었다면서도 "어쨌거나 개발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지면 주변 촉진구역에도 악영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지분 3.3㎡당 3,000만~4,000만원 내외인 다세대주택 시세가 점차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범지구'에 해당하지 않는 지역에서도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재개발을 반대해온 주민 모임이 서울시의 건축허가제한 해제 방침을 앞세워 개발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흑석뉴타운 존치정비2구역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주민 의견에 따라 건축허가제한 해제 여부를 결정하면 결국 주민 간 다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가 많아 조만간 급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