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불청객, 통증 이야기] ③ 이상근 증후군? 당신의 엉덩이·다리를 노린다
엉덩이 근육이 허리통증 불러… 다리 꼬고 앉지 말아야

  •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
진료실에 앉자마자 "허리 디스크예요"라고 말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허리통증, 다리가 당기면 허리디스크'라는 공식이 일반화되면서 증상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소견으로 디스크라고 단정짓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

디스크는 척추 사이에 있는 구조물로 충격을 흡수해준다. 디스크 가운데에는 수핵이 자리잡고 있고 그 주위를 섬유륜이라는 조직이 둘러싸고 있다. 여러 요인으로 섬유륜이 파열돼 수핵이 밖으로 튀어나와 주위조직이나 신경을 누르면 통증이 생긴다.

하지만 의외로 허리나 다리통증의 원인이 디스크가 아닌 경우가 많다. 인대와 근육이 약해지거나 특정부위의 근육이 뭉쳐 허리 디스크처럼 통증이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엉덩이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이상근'이라는 근육 때문에 발생하는 통증인 '이상근 증후군'을 허리 디스크로 오해하는 경우를 많이 접했다.

이상근은 꼬리뼈에서 대퇴골에 붙어 엉덩이 관절을 회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상근 밑으로는 다리로 내려가는 좌골신경이 지나간다. 이상근 증후군은 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거나 비대해져 좌골신경을 압박해 누를 때 발생한다. 좌골신경은 발등과 발바닥까지 분포돼 있어 처음에는 엉덩이가 아프기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종아리와 발바닥까지 아파지면서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디스크 유사증상이 나타난다.

이 질환은 한쪽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걸을 때 무게중심이 쏠리거나 다리길이 차이 또는 장시간 뒷주머니에 지갑을 꽂거나 양반다리나 다리 꼬는 자세로 앉으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허리 디스크로 진단을 받고 허리치료나 수술을 했는데도 완전히 좋아지지 않을 때나 통증에 비해 허리 디스크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이상근 증후군을 의심해볼 만하다. 또 다리를 꼬고 앉거나 오래 앉았을 때, 계단을 오를 때 증상이 심해질 경우도 마찬가지다.

디스크와 달리 엉덩이의 깊은 부위를 손으로 누를 때 "악" 소리가 날 정도의 심한 통증이 있거나 등을 대고 누워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려도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통증 완화에는 이상근 스트레칭과 마사지가 효과적이다. 똑바로 누워 무릎을 굽혀서 세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굽혀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린다. 이 상태에서 다리를 가슴 쪽으로 당겨 엉덩이 근육이 펴질 수 있도록 10~30초간 유지한다. 동시에 주위 허리와 허벅지 뒤 근육 스트레칭도 함께해야 한다.

이상근이 워낙 엉덩이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손으로 마사지하기는 어렵다.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눌러서 아픈 엉덩이 부분에 테니스 공을 깔고 압박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엉덩이로 공을 눌렀다가 떼면 되는데 증상 완화에 꽤 큰 도움이 된다. 신경을 누르고 있는 이상근의 통증유발점에 주사를 놓기도 한다.

다리를 꼬거나 지갑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지 말고 수시로 엉덩이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으로 엉덩이와 다리 통증을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